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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박물관 디자인 또 바뀐다…윤 총장 LAist 인터뷰서 밝혀

10년째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는 한미박물관(이사장 장재민)이 또다시 건물 디자인을 변경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디자인을 변경하면 횟수만 4번째다. 이번에도 한인 커뮤니티의 의견 수렴 절차는 생략된 채 추진되는 것으로 나타나 한미박물관의 미래가 우려되고 있다.   인터넷 매체인 LA이스트가 9일 보도한 기사에서 한미박물관 윤신애 박물관장은 “건물 주차장 위치를 지하에서 지상으로 옮길 수 있으며, 건물 디자인도 전통적인 한국의 집 또는 한옥에서 영감을 받은 박물관의 모습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LA에서 어려운 한미 역사박물관 건립 탐색’이란 제목의 이 기사는 지금까지 진척이 없는 한미박물관 건축 상황을 보도했다.   특히 이 매체는 남가주에 30만 명이 넘는 한인 인구가 살고 있고 한인타운이 사회적, 상업적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지만, 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하는 한국문화원 외에 주요 전시회와 문화 행사를 동시에 선보일 수 있는 곳은 코리아타운 어디에도 없다고 지적했다.   한미박물관 이사회는 2012년 10월 LA시로부터 6가와 버몬트에 있는 공영주차장(601 S. Vermont Ave.)을 연 1달러에 50년간 장기 임대받은 지 6개월 뒤인 2013년 4월에 3층 규모의 단독 건물로 짓겠다는 디자인을 공개했다. 이 안은 2년 뒤 예산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아파트 안에 박물관을 대폭 축소해 짓는 디자인으로 변경됐다.   당시 박물관 이사회는 ’아파트+박물관‘ 디자인을 한인사회에 공개하지 않은 채 시 정부에 승인 요청했다가 뒤늦게 한인 커뮤니티에 알려진 후 디자인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자 2019년 다시 아파트를 뺀 단독 박물관 형태로 디자인을 교체한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번에 윤 박물관장의 설명대로 건물 디자인이 변경된다면 건축 디자인 변경만 4번째에 달하는 셈이다.   윤 박물관장은 변경 이유로 건축비 상승을 들었다.   그는 LA이스트에 “팬데믹 이전에 3200만 달러에 달한 건축 비용이 임금 상승, 인플레이션 및 공급망 문제로 기존의 디자인을 계속 추진하는 것이 타당한지 아닌지를 이사회가 결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까지 시, 주, 연방 기금을 포함한 기부금 액수는 총 1900만 달러라고 공개하기도 했다.   한편 한미박물관 이사회에 새롭게 합류한 데이비드 류 전 LA 시의원도 인터뷰에 나서 “이제는 1.5세와 2세가 나서서 한미박물관을 완공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신년기획] 한미박물관 진단 <1>땅주고 돈 줘도 공회전만 [신년기획] 한미박물관 진단 <2>의문점 가득한 재정 기록 [신년기획] 한미박물관 진단 <3>글렌데일에서 해법을 찾다 [사설] 한미박물관 이사회 달라져야 'M&L 홍 재단' 해체…한미박물관 등 차질 [취재 수첩] '숙원'에서 멈춘 한미박물관 한미박물관, 시정 통보에 4년째 무응답 [기고] 소식 없는 한미박물관 건립 [발언대] 한미박물관, 누구를 위한 것인가 장연화 기자한미박물관 진단

2023-03-09

한미박물관, 서류미비로 LA시 지원금 350만불 못 받았다

한인 커뮤니티의 숙원사업인 한미박물관 건립 프로젝트가 수년째 답보상태인 가운데, LA시가 약속한 건축 지원금도 5년째 예산안에 묶여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LA시 행정국 산하 재개발 프로젝트 부서 관계자는 최근 본지에 “시의회가 약속한 350만 달러는 아직 미지급된 상태”라고 알려왔다.     지난 2016년 7월 21일 한인타운을 담당했던 허브 웨슨 당시 10지구 시의원은 베벌리힐스 호텔에서 열린 첫 기금모금 행사에 참석해 LA시에서 350만 달러의 기금을 지원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본지 2016년 7월 22일 자 A-3〉     웨슨 전 의원이 약속한 기금 지원안이 정식으로 채택된 건 2018년 6월 5일이다, LA시의회 기록에 따르면 이날 시의회는 10지구에 배정된 윌셔센터/코리아타운 재개발 프로젝트 기금에서 350만 달러를 한미박물관 건축비용으로 배정한다는 내용의 발의안을 승인했다.   당시 기록을 보면 지원금은 박물관 건축과 관련된 비용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시 담당자는 “기금을 지급하기 위해서는 착공이나 설계 등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관련 서류가 필요한데 제출된 게 없다”고 말했다. “또한 관련 비용을 청구하는 서류도 접수한 게 없다”며 “따라서 시 정부가 배정한 기금은 그대로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시 관계자의 설명은 최근 본지가 확인한 박물관 신축 서류 진행 상황과 그대로 연결된다. LA시 건물안전국(LADBS)에 따르면 박물관 신축에 필요한 행정 절차는 거의 진행되지 않고 있었다.   LADBS에 따르면 한미박물관 측은 지난 2019년 9월에 3번째로 변경된 건축 디자인을 접수했을 뿐, 건축 승인에 필요한 시정안은 절반 이상 진행하지 않고 있었다. 〈본지 1월 27일 자 A-1〉   당시 접수된 서류는 한미박물관을 7층 규모의 아파트와 박물관 형태의 계획안에서 4층 단독 건물 안으로 변경해 건축하는 내용이었다. 당초 한미박물관 이사회는 지난 2012년 10월 6가와 버몬트의 시 소유 주차장 건물 부지를 연 1달러에 50년간 장기임대하는 계약을 체결한 후 6개월 뒤 3층 규모의 단독 건물 형태로 짓기로 했다.     하지만 2년 뒤 예산 문제를 앞세워 ‘아파트+박물관’ 형태로 계획안을 변경했다. 그러다 2019년에 아파트를 포기하고 박물관만 짓는 계획으로 다시 교체했다.   앞서 한미박물관은 2015년 현재 부지를 연 1달러에 리스하는 내용의 계약서를 체결한 바 있다.     한편 시 관계자는 “건축 기간이 오래 지체될 경우 시의회의 검토를 다시 받아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며 “이럴 경우 지원금 지급이 더 늦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신년기획] 한미박물관 진단 <1>땅주고 돈 줘도 공회전만 [신년기획] 한미박물관 진단 <2>의문점 가득한 재정 기록 [신년기획] 한미박물관 진단 <3>글렌데일에서 해법을 찾다 [사설] 한미박물관 이사회 달라져야 'M&L 홍 재단' 해체…한미박물관 등 차질 [취재 수첩] '숙원'에서 멈춘 한미박물관 한미박물관, 시정 통보에 4년째 무응답 [기고] 소식 없는 한미박물관 건립 [발언대] 한미박물관, 누구를 위한 것인가 장연화 기자 chang.nicole@koreadaily.com한미박물관 진단

2023-02-01

한미박물관, 시정 통보에 4년째 무응답

LA한인사회의 숙원사업인 한미박물관이 최종 설계안을 바꾼 지 4년이 지났지만, 건축에 필요한 관련 행정 절차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26일 본지가 LA시 건물안전국(LADBS)을 통해 박물관 신축 서류 진행 상황을 확인한 결과, 지난 2019년 9월에 접수된 서류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당시 접수된 서류는 한미박물관을 7층 규모의 아파트와 박물관 형태의 계획안에서 4층 단독 건물 안으로 변경해 건축하는 내용이었다. 당초 한미박물관 이사회는 지난 2012년 10월 6가와 버몬트의 시 소유 주차장 건물 부지를 연 1달러에 50년간 장기임대하는 계약을 체결한 후 6개월 뒤 3층 규모의 단독 건물 형태로 짓기로 했다.     하지만 2년 뒤 예산 문제를 앞세워 ‘아파트+박물관’ 형태로 계획안을 변경했다. 그러다 2019년에 아파트를 포기하고 박물관만 짓는 계획으로 다시 교체했다.   LADBA 기록에 따르면 프로젝트 담당자는 변경된 계획안이 접수된 지 두 달도 안 돼 건축 승인에 필요한 31개 시정안을 박물관 측에 통보했다. 하지만 박물관 측은 한달 뒤에야 관련 수속비를 내고 주소 승인, 건물 건축 인접 거리를 알리는 고속도로 헌정 항목만 시정했다.   또 2020년 1월에 부지계획 검토가 끝났지만 2년 뒤에서야 진입로 위치, 하수도 이용 가능성, 소화전 및 접근 등에 대한 수정내용을 접수했다. 하지만 여전히 시 정부가 요구한 시정 사항의 절반이  넘는 17개 항목이 조치를 기다리고 있다.     이는 일반적인 건축 승인 진행 기간과 대조해볼 때 매우 느리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건축 승인을 받으면 곧장 공사를 시작할 수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서류 신청자들은 비용 절약 등을 이유로 오히려 승인 기간을 단축하려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실제 LA시 도시개발 전문가인 한 한인은 “건축 승인 절차를 진행할 때 정부의 시정안은 기초적인 내용이 많아 설계 담당자 선에서 해결되는 게 대부분”이라며 “건축 시일을 앞당기는 게 비용을 절약하는 길이기 때문에 대부분 빨리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LADBS 관계자도 “건물마다 성격이 다른 만큼 승인 기간도 차이가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부서에서 시정사항을 통보한 지 3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항목이 있다는 건 통상보다 굉장히 더디게 진행되고 있음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박물관의 경우 시 정부의 승인을 받아도 최종 단계까지는 카운티와 주 정부의 승인이 별도로 필요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지만 현재 진행 상황을 보면 수년간 진척이 없다. 사실상 신청자가 건물 건축 의지가 있는지 모를 정도”라고 덧붙였다.   현재 한미박물관의 설계는 대형 건축회사 ‘모포시스(Morphosis)’에서 담당하고 있다.   한편 미겔 산티아고 캘리포니아 주 하원의원 사무실에 따르면 한미박물관은 주 정부가 약속한 400만 달러의 지원금을 이미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산티아고 사무실 관계자는 “한미박물관에 지원금이 지급된 것으로 알고 있으며 받았다는 것도 확인했다”며 “조건 없는 지원금이었기에 공사 시작 여부와는 상관없이 지급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신년기획] 한미박물관 진단 <1>땅주고 돈 줘도 공회전만 [신년기획] 한미박물관 진단 <2>의문점 가득한 재정 기록 [신년기획] 한미박물관 진단 <3>글렌데일에서 해법을 찾다 [사설] 한미박물관 이사회 달라져야 'M&L 홍 재단' 해체…한미박물관 등 차질 [취재 수첩] '숙원'에서 멈춘 한미박물관 장연화 기자 chang.nicole@koreadaily.com한미박물관 진단

2023-01-26

[취재 수첩] '숙원'에서 멈춘 한미박물관

한미박물관 프로젝트가 진정 한인사회의 숙원 사업인가.  이면을 보니 숙원 사업이라 하기에는 너무나 부실하다.     현재 한미박물관 웹사이트는 중단됐고, 건립을 추진하는 단체의 주 정부 등록 상태는 불분명하다.   계획안을 수차례 변경하다 보니 수백만 달러의 재정만 낭비됐다. 시 정부로부터 건물 부지를 확보한 지 10년이 지나도록 설계 도면조차 확정하지 못했다.     수십 년째 외침만 있고, 실체(한미박물관)가 없었던 건 이유가 있었다. 이민 역사와 문화 보존의 산실이 되겠다는 한미박물관의 기치가 헛헛하다.   정부와 개인 기부자들은 숙원을 이루라며 돈을 줬다. 한미박물관 측은 그때마다 기금 확보 소식을 알렸지만, 정작 기금 운용 내용에 대해서는 제대로 공개한 적도 없다. 내부 관계자도 구체적인 용도를 모른다.   취재 중 한미박물관 안병찬 이사는 “뒤늦게 (이사회에) 합류했다. 자세한 내용은 세금보고 등을 담당했던 회계법인 등에 알아봐야 한다”며 정확한 설명이 필요한 예산 운용 관련 질문에는 두루뭉술하게 답했다.   LA지역 6가에 있는 한미박물관 사무실의 문은 굳게 닫혀있었다. 박물관장(윤신애)은 취재 요청에도 묵묵부답이었다. 프로젝트 진행 과정을 언론에 정확히 알리지 못한다면 하물며 한인사회에는 말할 것도 없다.     그동안 한미박물관 측은 단 한 차례도 커뮤니티 공청회를 열지 않았다. 소수의 이사만 프로젝트를 주물렀다. 전시 방식과 운영 계획의 청사진은 물론 박물관에 어떠한 유물이 담길지조차 한인사회는 아는 게 없다.     타 커뮤니티의 행보와도 대조된다. 아르메니아계 미국인 박물관(AAM)은 추진된 지 7년 만에 착공(2021년 7월)했고 이제 완공을 바라보고 있다. 일본계 커뮤니티는 지난 2020년 팬데믹 사태에도 불구하고 반세기 숙원사업이던 커뮤니티 센터 ‘부도칸(Budokan·무도관)’을 끝내 지었다.   한인 이민 역사가 120년에 이르렀다. 한인들의 발자취는 마땅히 기록돼야 한다. 단, 한미박물관 프로젝트에 그 흔적을 보존하기 위한 염원이 배어있는지 의아하다. 그 지점이 물음표다. 장열 사회부 기자한미박물관 진단

2023-01-19

'M&L 홍 재단' 해체…한미박물관 등 차질

미주 한인사회 대표 자선사업가였던 고 홍명기 이사장이 기부 활동을 위해 생전에 설립한 ‘M&L 홍 재단’이 수년 전부터 해체 상태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한미박물관 건립 기금 중 상당액을 기부해왔던 M&L 홍 재단이 사실상 수년 전부터 운영이 중단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박물관 측은 향후 개인 기부금 확보 및 기금 조성 활동에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가주총무처 비영리 단체 해체 증명 서류에 따르면 ‘M&L 홍 재단(M&L Hong Foundation INC)’은 2019년 1월 10일 자로 운영이 공식 종료(termination)된 상태다. 종료 시점을 보면 2021년 8월 홍 이사장이 별세하기 전임을 알 수 있다.   홍 이사장은 이보다 앞선 2018년 6월에 이미 재단 해체를 신청했었다. 서류 서명 시기를 보면 홍 이사장과 아내 로리 홍 여사는 2018년 6월 6일에 재단 해체를 요청하는데 서명했다. 해체를 요청한 지 6개월 만에 재단 운영 종료가 승인된 셈이다.   비영리 단체에 대한 감독권은 가주 검찰이 갖고 있다.     재단 운영 공식 종료 직전인 2018년 12월 28일 가주 검찰은 당시 하비에르 베세라 총장 명의로 M&L 홍 재단에 서한을 발송, “우리는 재단 측이 첨부한 관련 서류들을 검토했으며 자산이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 재단 운영을 끝내도 된다”고 밝혔다.   M&L 홍 재단은 홍 이사장과 로리 홍 여사 별세(2020년 8월 21일) 전인 지난 2018년부터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고 있던 셈이다.   홍 이사장은 지난 2016년부터 한미박물관 이사장으로 활동하며 건립기금으로만 총 250만 달러를 기부했다. 이후 2020년 이사장직을 내려놓고 한미박물관 이사로만 활동했다.     한편, 홍명기 이사장은 사재 1000만 달러를 들여 지난 2001년 M&L 홍 재단의 전신인 ‘밝은미래재단’을 설립했다. 이후 재단 명을 자신과 부인의 이름을 딴 ‘M&L’로 변경해 기부 활동을 이어갔다. 홍 이사장은 뇌출혈로 쓰러져 로마린다대학 병원으로 옮겨진 뒤 치료를 받던 중 지난 2021년 8월 18일 별세했다. 장열 기자한미박물관 진단

2023-01-19

[신년기획] 한미박물관 진단 <3>글렌데일에서 해법을 찾다

소수계 커뮤니티들의 성공적인 박물관 건립은 부지만 덩그러니 두고 있는 한미박물관과 대조된다.     그중 아르메니아계 미국인 박물관(Armenian American Museum·AAM)은 지난 2014년 추진된 지 7년만인 지난 2021년 7월 첫 삽을 뜨면서 한인사회를 놀라게 했다.     내년 2024년 완공을 바라보고 있는 AAM의 강한 추진력의 비결은 전문가들의 의견에 기반을 둔 빠른 결정, 탄탄한 재정 확보 및 커뮤니티의 지원, 협력을 이끈 투명성 등 3가지로 요약된다.   ▶전문가들의 투입   지난 2014년 아르메니안 대학살 100주년 위원회가 아르메니아계 미국인 박물관 설립을 공식적인 랜드마크 프로젝트로 채택하면서 추진된 AAM은 이듬해 문화, 자선, 종교 단체 대표 10명이 모인 이사회를 설립하면서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실무를 맡는 27명의 운영위원과 각 소위원회는 각계 전문가들로 구성됐다.     커뮤니티 신문 ‘아르메니안 위클리’는 “AAM은 건축, 설계, 프로그래밍 및 개발에 대한 지침과 전문 지식을 제공하기 위해 경험이 많은 박물관 및 업계 전문가로 팀을 구성했다”고 보도했다.     AAM은 곧장 세계적으로 유명한 알라자얀 마르쿠시 건축회사를 선정했고, 속전속결로 2016년 박물관 건물 디자인을 공개했으며 그대로 추진했다.   반면, 한미박물관의 경우 2013년 첫 디자인 발표 후 설계안을 2차례나 변경하면서 5년이란 시간을 허비했고 200만 달러 이상 금전적 손해도 봤다. 〈본지 2019년 1월 14일자 A-1면〉이 모든 과정은 이사 7~8명이 결정했다.     당시 한미박물관은 2015년 ‘박물관+아파트 건축안’을 내세워 추진했지만, 예산 문제로 인해 2019년 다시 원래 계획안으로 돌아오게 된 것이다.     5만820스퀘어피트 규모의 2층 건물인 AAM의 디자인이 결정되는 데 1년이 걸렸지만, AAM 규모의 3분의 1도 안 되는 1만4000여스퀘어피트 2층 건물인 한미박물관은 디자인을 결정하는 데 6년이 걸렸다.     2018년 AAM은 박물관이 들어설 글렌데일 센트럴파크 부지에 대해 연간 1달러로 55년 임대하는 조건으로 시와 임대 계약을 체결했다. 임대 계약은 10년간 4차례, 총 40년을 연장할 수 있다.     ▶탄탄한 자금 마련, 커뮤니티의 지원   AAM은 부지 계약 체결과 동시에 본격적인 기금 마련 캠페인에 나섰다.     AAM 웹사이트에 따르면 1000여명이 참석한 첫 번째 갈라(모금액 미공개)가 2018년에 열렸고, 이듬해 두 번째 갈라를 열어 220만 달러를 모금했다.     그뿐만 아니라 장시간의 자선 모금 방송(telethon·텔레톤)을 진행해 813만 달러가 넘는 상당한 민간 자금을 모금하는 데 성공했다.   연방과 주, 지역 정부의 자금 지원도 탄탄했다. 특히 주정부에서는 2016~2017년도 예산안부터 거의 매해 아르메니안 박물관 기금에 관한 예산이 마련됐다.     AAM 웹사이트에 따르면 앞서 제리 브라운 주지사 시절 확보한 400만 달러의 기금을 포함해 개빈 뉴섬 주지사 때부터는 2019~2020년 회계연도 500만 달러, 2021~2022년 회계연도 180만 달러를 추가로 확보하며 주정부로부터만 1080만 달러 기금을 확보했다.   이 과정에서 아르메니안 커뮤니티와 오랜기간 돈독한 관계를 맺어온 앤서니 J. 포탄티노 가주상원의원이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이에 더해 애덤 시프 연방하원의원(가주 30지구)의 도움으로 연방 기금 95만 달러와 캐서린 버거 LA카운티 수퍼바이저를 통해서 100만 달러 그랜트도 얻었다.     건축비 3500만 달러를 목표로 모금 중인 AAM은 지난해 2022년 3월 열린 갈라에서 “역사적인 3100만 달러의 모금 이정표를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한미박물관의 경우 건립비용 3200만 달러 중 2500만 달러(약정포함)를 확보한 상태다. 이 중 정부 지원금은 1450만 달러(연방 정부 700만 달러, 가주 400만 달러, LA시 350만 달러)로 착공을 위해서는 약 700만 달러가 더 필요하다.   한인사회 관계자 A씨는 “아르메니안 커뮤니티는 상당한 정부 지원을 받았고 그만큼 박물관 설립 속도가 빨랐다”며 “평소 친분이 있는 정치인과 관계를 잘 쌓았고 사명감을 가진 커뮤니티 인사들이 열성을 다해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한미박물관은 목에 힘주는 사람만 있지 그렇게 전면에 나서 뛰어들 사람이 없다”고 지적하며 “또 AAM의 경우 자체적으로도 상당한 민간자금이 모여 박물관 설립에 대한 커뮤니티의 관심과 협력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협력을 이끈 투명성   AAM은 모든 과정을 모금된 기금과 재정 상황 등을 웹사이트를 통해 투명하게 공개했다. 또한 진행 상황과 행사를 신속하게 공유해 주민들이 건립 진척 속도를 체감할 수 있다.     AAM은 지난해 11월 18일 1단계 공사인 박물관 주차장 및 건물 기초 공사를 완료하고 세레머니를 진행했다. 당초 2022년 여름 완공을 목표로 했지만 6개월 정도 지연됐다. 2단계에서는 본격적으로 건물 공사에 돌입해 상부 구조물 건설을 진행하며 2024년 완공이 목표다.     반면, 한미박물관의 현 이사회는 폐쇄적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박물관 웹사이트(kanmuseum.org)에는 ‘2022년 개관’을 알리는 안내만 나올 뿐 다른 어떠한 정보도 찾아볼 수 없다.  그뿐만 아니라 지난 10년 동안 이사회 정기모임, 지출 및 재정 현황, 프로젝트 의사결정 과정 등의 외부 공개는 거의 없었다. 신임 이사 공개 모집이나 한미박물관 추진 공청회, 대외홍보 행사 등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본지 2020년 9월 25일자 A1면〉   한인 비영리단체 사무담당 B씨는 “역대 한인 단체 중 한미박물관 이사진 구성이 가장 화려했다”면서 “시작은 좋았지만 결국 소수 이사회는 폐쇄성도 키웠다”고 지적했다.  관련기사 [신년기획] 한미박물관 진단 <1>땅주고 돈 줘도 공회전만 [신년기획] 한미박물관 진단 <2>의문점 가득한 재정 기록 사회부 특별취재팀=장열·김형재·장수아 기자한미박물관 진단

2023-01-18

[사설] 한미박물관 이사회 달라져야

한인 이민역사를 후세에게 물려주자는 취지에서 추진 중인 ‘한미박물관’이 부지 확보 10년이 되도록 착공조차 못하고 있다. 한미박물관 이사회는 이미 지난 2012년 LA시와 LA한인타운 6가와 버몬트의 공영주차장을 연 1달러의 임대료에 50년간 사용하는 계약을 맺었다. 사실상 장기 무상 임대인 셈이다. 건축자금도 많이 확보했다. 고 홍명기 회장 등 개인 기부자 외에 LA시와 가주정부도 기금을 내놨다. 그리고 최근에는 연방정부까지 700만 달러의 기금을 확정했다.     그런데도 착공은 감감무소식이다. 이런 상황은 사업을 주도하는 이사회의 역량 부족 문제 때문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     그동안 이사회의 사업 진행 방식을 보면 대부분 비공개였다. 대표적인 것이 건축안의 변경이다. 부지 확보 이듬해 첫 조감도가 공개됐지만 2년 뒤 크게 달라진 모습으로 수정됐다. 이른바 ‘아파트+박물관’ 형태였다. 이에 대한 반대 여론이 일고 비용 문제가 불거지자 건축안은 다시 변경됐다. 이 과정에서 한인사회의 의견 수렴 절차는 없었다. 전적으로 이사회 내부에서만 논의되고 결정된 일이었다. 이런 혼선은 결국 많은 시간과 비용 낭비라는 결과를 초래했다.           또 한가지는 투명성이다. 이사회 측은 지금까지 얼마의 기금이 확보됐고, 비용으로 얼마를 사용했는지 등을 제대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런 기금 관리는 공연한 오해를 불러올 소지가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한미박물관은 한인사회 전체의 프로젝트가 되어야 성공이 가능하다. 하지만 기존 방식으로는 한인사회 전체의 관심과 지원을 끌어내기 어렵다. 이사회의 발상 전환이 요구되는 이유다. 지금부터라도 커뮤니티와 함께 사업을 진행하겠다는 의지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사명감과 능력을 갖춘 이사들을 영입하고 이사회의 투명한 운영이 그 첫 단추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한미박물관보다 늦게 시작한 글렌데일 아르메니안 박물관은 벌써 공사를 시작해 내년 여름 개관 예정이다. 한미박물관 진단

2023-01-18

[신년기획] 한미박물관 진단 <2>의문점 가득한 재정 기록

수년째 답보 상태인 한미박물관 건립 프로젝트의 이면에는 불투명한 예산 운용, 단체 등록 서류 미비, 웹사이트 개편 중단 등의 숨은 문제가 있다.   본지는 수년째 난항을 겪고 있는 프로젝트 진행 현황을 알아보기 위해 한미박물관에 대한 연방 국세청(IRS) 자료, 가주법무부의 비영리단체 등록 현황 등을 조사했다. 우선 한미박물관 건립을 추진하는 기관의 비영리 단체 등록 상황부터 불분명하다. 가주 검찰에 따르면 한미박물관(Korean American National Museum, INC)의 비영리 단체 등록 상태는 현재(2023년 1월 17일 기준)까지 ‘연체(delinquent)’로 표기돼 있다. 비영리 기관에 대한 감독권은 가주 검찰이 갖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자선 단체 등이 매 회계연도에 관련 서류를 제대로 제출하지 않을 경우, 해당 기관의 상태가 ‘연체’ 등으로 표시된다. 연체 상태가 지속할 경우에는 ‘유예(suspended)’ 또는 ‘폐지(revoked)’ 상태로 변경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가주 검찰 웹사이트에 공시된 한미박물관 제출 서류 현황도 알아봤다. 웹사이트 상단에는 가주 검찰이 지난 2021년 11월 18일(직인 기준)에 접수했던 한미박물관의 기금모금 활동 보고서(RRF-1)가 마지막으로 공시돼 있을 뿐이다. 이외에도 연간 갱신 데이터(Annual Renewal Data)를 살펴봤다. 한미박물관은 2018년도 등에 국세청 세금보고 서류(IRS Form 990)를 제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불완전(incomplete)’으로 표시돼있다. 국세청 웹사이트에는 한미박물관 세금보고 서류가 지난 2019년 자료까지만 공시돼있다. 본지는 한미박물관의 2015~2019년의 세금보고 서류를 토대로 총자산에서 부채 등을 제외한 순 자산(net assets)을 분석해 봤다. 세금보고 서류를 보면 한미박물관의 순자산은 2015년(175만2088달러), 2016년(371만6460달러), 2017년(360만4149달러), 2018년(108만3502달러), 2019년(336만4230달러) 등 변화가 많았다.   특히 지난 2018년 한미박물관의 순 자산은 갑자기 급감했다. 전년(2017년·360만4149달러) 대비 무려 70% 가까이 줄었다. 한미박물관의 순 자산은 이후 2019년에 300만 달러대로 회복했지만 2016년과 2017년에는 다소 미치지 못했다. 순 자산만 놓고 봐도 수천만 달러가 소요될 한미박물관 건립안이 그동안 왜 제자리걸음을 했는지 알 수 있다. 기부금 및 보조금 등의 액수는 들쭉날쭉했다. 한미박물관 측이 받은 기부금 및 보조금은 2015년(138만 달러), 2016년(205만587달러), 2017년(19만4824달러), 2018년(3680달러), 2019년(242만8150달러) 등 5년간 600만 달러 이상을 기록했다. 특히 단돈 ‘3680달러’만 받은 2018년이 의아하다. 이 해에는 순 자산 급감은 물론 ‘자산 처분 손실(Loss on Disposal of Assets)’ 액수가 무려 230만 달러 이상에 이른다. 부채 상황도 눈에 띈다. 부채(liability)는 채무(debt)를 포함, 해당 기관이 이행해야 할 모든 재정적 의무를 의미한다. 한미박물관의 부채 총계(total liability)를 보면 2020년(비영리 언론기관 프로퍼블리카 자료)에 401만8000달러로 나타났다.   이는 근래에 부채가 가장 많았던 2017년(3만7400달러)과 비교해봐도 무려 1만% 이상 치솟았다. 이와 관련, 한미박물관 이사회 측은 “(401만 달러의) 부채는 세금보고 시 기술적으로 처리해서 그렇게 나타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미박물관 안병찬 이사는 17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빌린 돈이 아니다. 빚으로 볼 수는 없고 세금 보고 시 수입을 ‘디폴트(default)’ 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2018년 200만 달러 이상에 달하는 자산 처분 손실 부분에 대해 안 이사는 “당시 박물관을 아파트와 연계해서 지으려고 했는데 돈을 감당하기 어려워 계획이 변경됐다”며 “당시 변경 전까지 들어간 비용을 모두 손실 처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계속된 계획 변경으로 인해 사실상 수백만 달러의 재정이 ‘헛돈’이 된 것이다. 반면, 한미박물관 측은 직원 임금, 렌트비, 보험 등 운영 비용으로만 2015년(10만1529달러), 2016년(23만9155달러), 2017년(20만8361달러), 2018년(23만2901달러·자산 처분 손실을 제외한 금액), 2019년(15만7414달러) 등 100만 달러에 가까운 돈을 지출했다. 같은 기간 받은 총 기부금 및 보조금의 약 15%를 운영비 등에 계속 사용한 셈인데, 한미박물관 건립안이 수년간 정체돼 있다는 점은 비효율적인 운영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현재 한미박물관 측은 웹사이트(kanmuseum.org)조차 제대로 운영하지 않고 있다. 웹사이트에는 ‘광복절인 2022년 8월 15일에 웹사이트를 공개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였다. 우리는 마감일을 지키지 못했지만 계속해서 웹사이트 개편 작업을 진행 중’이라는 내용의 공지문만 보인다. 이와 관련, 본지는 한미박물관 측 입장을 듣기 위해 윤신애 사무국장에게 메시지를 남기는 등 사무실에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전화를 받지 않았다. 이에 LA지역 6가에 있는 한미박물관 측 사무실을 4일 오후 4시쯤 직접 방문했지만, 문은 굳게 닫혀있었다. 이 빌딩의 글렌 경비원은 “그 사무실에서 일하는 사람을 최근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사무실 문은 거의 닫혀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신년기획] 한미박물관 진단 <1>땅주고 돈 줘도 공회전만 [신년기획] 한미박물관 진단 <2>의문점 가득한 재정 기록 장열·김형재·장수아 기자한미박물관 진단

2023-01-17

[신년기획] 한미박물관 진단 <1>땅주고 돈 줘도 공회전만

한인 이민사는 올해 120주년을 맞았다. 1903년 1월 13일 첫 집단이민 이후 현재 196만(2021 연방센서스 아메리칸커뮤니티서베이 통계) 한인사회로 성장했다. '이민 이야기 기록'은 곧 한인사회 정체성 그 자체다. 기억과 추억을 보존하려 노력하고 후대가 계승하는 이유다. 남가주 한인사회는 그 기록을 남기기 위해 1991년부터 '한미박물관(Korean American National Museum.이사장 장재민)' 건립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30년이 넘도록 박물관은 제자리 걸음만 하고 있다. 특히 2013년 4월 LA시가 건물 부지를 거의 무상으로 장기임대해준 지 올해로 10년을 맞았지만 아직 설계 도면조차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또 한인들은 물론 시, 가주, 연방 정부까지 거액의 지원금을 쏟아부었지만 어디에 얼마를 어떻게 썼는지 한미박물관은 공개한 적 없다. 박물관이 120년 한인 이민사를 담을 그릇의 역할을 과연 할 수있을까 우려되는 이유다. 한미박물관의 문제점들을 3회에 걸쳐 짚어본다.   2023년 한미박물관의 첫 소식은 700만달러 연방 기금을 확보했다는 지난 13일자 한국일보 기사였다. 한인사회 모두가 기뻐할 희소식이니 박물관측이 보도자료로 내보냈어야 할 내용이지만 기사는 한국일보에만 보도됐다. 장재민 이사장은 한국일보 회장이다.     이 인터뷰에서 지미 고메즈 연방의원(민주, LA한인타운 포함 가주 34지구)은 "한인사회의 역사, 유산, 헌신을 기리기 위한 미국 내 최초의 박물관인 한미박물관 건립에 700만 달러의 연방 기금을 확보하게 돼 자랑스럽다"며 "한인사회 숙원 사업에 도움을 줄 수 있어 영광이며, 한인타운 한복판에 한미박물관이 개관하게 될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그런데 정작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는 박물관 개관이 늦어지고 있는 이유나 계획에 대해선 구체적 언급이 없다.   다만 기사는 "한미박물관은 그동안 디자인 변경에 따른 시승인문제와 교통국과의 주차장 건립문제 등을 시 당국과 논의해 왔으나 코로나 사태로 시 행정이 전면 연기되면서 건립 일정이 지연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는 원인중 하나일 뿐 착공조차 못한 근본 책임은 박물관측에 있다.   먼저 땅을 무상으로 제공받고도 3차례 설계를 변경하면서 시간과 예산을 허비한 것이 가장 큰 실책이다. 2012년 10월 LA시는 한미박물관 이사회와 연 1달러에.50년간 장기임대 부지계약을 체결했다. LA한인타운 6가와 버몬트 애비뉴 서남쪽 공영주차장(601 S. Vermont Ave)을 거의 무상으로 받게됐다는 희소식이었다. 이듬해 4월 이사회는 500만달러를 들여 3층 규모의 단독 건물로 짓겠다고 청사진을 공개했다. 하지만 이 계획은 2년 뒤인 2015년 7월 장재민.홍명기 공동이사장 체제에서 만들어진 2차 계획안에서 '아파트+박물관' 형태로 변경됐다. 박물관은 2층으로 짓고 건물 남.서쪽 2개 면에 'ㄱ'자 형태로 아파트 건물을 붙여 2층부터 7층까지 103개 유닛을 건축할 계획이었다.   당시 박물관측은 이 계획을 한인사회에 공개하지 않은 채 시정부에 승인 요청을 했다가 본지 취재로 드러난 바 있다.   박물관에 아파트를 붙여 지으려던 이유는 박물관 완공 후 관리 및 운영 예산 마련을 위한 현실적 선택이었다. 하지만 운영 예산을 마련하기 위해 지으려던 아파트는 역설적으로 예산 때문에 포기해야 했다.   4년 뒤인 2019년 박물관은 계획안을 또 변경했다. 아파트를 포기하고 다시 단독 건물을 짓기로 했다.   당시 윤신애 박물관장은 "아파트 계획안 발표 당시 3500만 달러에서 시작했던 공사비용이 지난해 5000만 달러를 넘어섰다"면서 "아파트를 짓는다 해도 100% 입주한다는 보장도 없어 이사회는 (아파트 건축안이) 타산성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4년이 지났지만 3차 계획안은 아직 시 허가 조차 받지 못했다. 윤 관장은 최근 본지와 통화에서 "시정부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또, 3차 계획안에 대해선 "건축 전문가들이 담당하고 있어 난 모른다"고 말했다.   1차 단독 건물안에서 '아파트+박물관'안으로, 다시 3차 단독 건물안으로 2차례 디자인이 변경되면서 손실은 막대했다. 당장 2차례 설계 변경에 지출된 예산만 200만달러다. 향후 지출해야할 건축 예산도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10년 전 1차안은 500만달러에 불과했지만 2019년 3차안에선 최소 2000만달러로 4배 폭증했다. 4년이 지난 지금 인건비 인상, 인플레를 감안하면 금액은 더 뛰었을 터다.   돈은 더 많이 들어가는데 박물관의 크기는 절반 이상 쪼그라들었다. 첫 단독 건설안의 건평은 3만 2031.65스퀘어피트인데 반해 3차안은 1만4000여 스퀘어 피트 정도로 56% 줄었다.   계획이 3차례나 바뀌었으니 자연히 착공시기도 연기될 수밖에 없었다. 2017년 한미박물관측은 '2019년 완공 예정'이라고 했다가 2019년이 되자 '2021년 혹은 2022년 완공'이라고 늦췄다.     코로나19로 시 행정이 늦어져 건축이 지연된 것이 아니라 이미 예산과 시간이 낭비된 상황에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가 찾아온 것이다.   설사 코로나19가 없었다고 해도 순조롭게 계획이 진행됐을 지도 의문이다. 예산 모금이 쉽지 않아서다.   고메즈 의원의 말대로 연방 기금 700만 달러를 받는다 해도 최소 700만 달러 이상이 더 필요한 실정이다. 현재 모금한 기금 중 적지 않은 기부금이 '약정' 또는 '착공 전제'라는 점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특히 LA시 시장과 10지구 시의원이 바뀐 현재, 새로운 선출직 정치인과 지원기금 기한연장 재협상 및 협조를 얻어내야 하는 과제도 떠안게 됐다. 관련기사 [신년기획] 한미박물관 진단 <1>땅주고 돈 줘도 공회전만 [신년기획] 한미박물관 진단 <2>의문점 가득한 재정 기록 사회부 특별 취재팀=장열·김형재·장수아 기자한미박물관 진단

2023-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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